디지털시대의 디지털라이프

오산중앙시장

장소들..2013. 3. 27. 12:48

친구녀석 돌잔치가 오산에서 한다고 연락이 왔다.

 

둘째 아들 돌잔치....

 

첫째 딸 돌잔치에 사진을 찍었다가, 완전 망쳤었다. 그래서 다시 찍어주리라 마음 먹고 있었는데... 진짜 연락이 왔다.

그 바람에 430EXII 스트로보까지 사버렸다.

 

원래 풍경만 찍으려고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결혼식 사진도 찍어주고, 돌잔치도 찍어주고....

정말 인물사진은 찍기 싫었는데 하다보니 경험이고 좋은 일인것 같아서 자꾸 하게된다. 하하하

 

 

오산에 가면 꼭 중앙시장을 들리리라 마음먹었었는데... 이렇게 빨리 중앙시장에 오게 될줄은 몰랐다.

 

오산 중앙시장 - 도시와 시골의 경계에 있는 추억이 살아있는 재래시장이다.

 

가장 좋았던 것은.....

풋풋한 기골 사람들의 인상도 아닌,

시골 장같은 느낌의 물건들도 아닌,

 

서울에서 느낄 수 없었던 시골 사람들의 순수함이였다.

 

순수함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고민된다.

 

태생이 시골이라면 둘째라고 하기도 무서울 만큼 깡촌에 살았던 나인데...

아주 오래전 25-30년 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이 많은 지하철역, 종로, 강남 ... 이런 곳에서는 사람과 사람과의 예의가 많이 실종되곤 한다.

길가다가 부딪히는 경우가 많고, 그렇다고 해서 먼저 사과하는 사람도 없고, 그럴 거라 기대하지도 않고, 그냥 무시하는 사람들...

언젠가부터 나도 그런 사람들처럼 부딪혀도 그냥 그렇게 지나갔고, 그게 당연시 여기게 되었다.

 

중앙시장에서는 오히려 그런 내가 너무 낮설게 느껴졌다.  

내가 느낀 중앙시장이 낮선것이 아니라, 도시에 물든 내 모습이 중앙시장에게 낮설게 느껴진 것이다.

 

꽉찬 시장골목의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고 있지만, 서로 밀치거나 부딪히는 일이 없다.

마치 계곡에 물이 흐르듯, 큰 바위도 없고 작은 돌도 하나 없고 스르륵~~ 자연스럽게 물이 흐르듯...

그 안에서 난 자연스러운 물처럼... 흐름에 올라탄다.

 

어느 시골 시장이나 비슷할 것이라 생각되지만, 사진초보인 나에게는 좋은 경험으로 남게 되었다.

 

잘찍지도 못했고, 편집하는걸 싫어해서 그대로 올려놓고, 혹시라도 누군가 본다면,  그 이상도 이하도 없는 사진들...